'토지공개념'을 위한 헌법 개정... 보다 냉철한 판단을 위해 부치는 글[김윤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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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공개념'을 위한 헌법 개정... 보다 냉철한 판단을 위해 부치는 글[김윤상 교수]
  • 김현정 기자
  • 승인 2020.05.0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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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박정희 노태우 정권때도 적용된 '토지공개념'... 왜 이제는 사회주의 개념으로 치부되나
김윤상 교수, "평등한 자유와 토지원리, 이제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대구 북구 지상철과 공공하천 주변 아파트 단지
대구 북구 지상철과 공공하천 주변 아파트 단지

‘토지공개념’이란 무엇인가?

땅이란 그야말로 ‘내 땅’ 개념이 강하다. 등기부등본에 명시돼 소유권을 주장하면 또 다른 소유권으로 이전 명시 되지 않는 한 내 땅인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 ‘토지공개념’이란 토지의 공공적 사용을 위해 사유재산권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으로 토지의 사유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토지의 공공적 목적과 합리적 이용에 대한 정치적, 제도적 보완을 목적으로 제시되는 개념인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1837~1897)가 제시한 이후 각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해방 후 ‘농지개혁법’을 통해 농사를 짓지 않는 지주의 소유를 제한하는 등 토지공개념을 적용한 바 있다.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6년에는 '토지공개념' 용어가 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노태우 정권 시절, 1987년 개정 헌법을 바탕으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ㆍ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토지초과이득세법’ 등이 1989년 제정됐다.

‘토지공개념’에 관한 법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개헌은 현 정부에서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땅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필요성은 이미 해방 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제안한 헌법 개정안에 ‘토지공개념’을 명시적으로 반영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토지공개념 도입과 개헌을 통한 헌법 명시를 주장해왔다.

2018년 처음 제기될 당시 당대표였던 추미애 법무장관은 "많은 자유선진국가가 이미 헌법과 법률에서 토지공개념을 채택하고 있다"며 개헌에 찬성했으며, 이해찬 현 당대표도 토지 공급의 원활함을 지적하며 “토지공개념의 실체를 만들지 않아 토지 공급이 제한됐다"고 한 바 있다.

지난 2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후 개헌 가능성에 토지공개념 도입 운을 띄웠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출신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을 당선자가 토지공개념과 관련한 개헌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지난 27일 오마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을 빠르게 정착시켜 부동산이나 투기 개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며 "21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자. 그게 어렵다면 토지공개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과 범여 정당이 확보한 의석수를 계산하면 개헌에 필요한 200석에 근접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검토되어 온 '토지공개념'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토지공개념이 다시 한 번 이슈화 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논의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함께 싣는 글은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쓴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위한 헌법 개정’ 에 관한 글이다.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위한 헌법 개정>>

김윤상(경북대 명예교수, 사회정의/토지정책 전공)

평등한 자유와 토지원리 이제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토지가치 환수와 자본주의 토지공개념은 지금도 합헌 토지공개념 헌법 조문 제안

평등한 자유와 토지원리

새로운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반영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조문의 내용과 표현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토지공개념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사유재산 제와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토지공개념에 대해서는 몰이해 내지 오해도 많기 때 문에 근본 원리부터 생각해보기로 한다. 흔히들 진보는 평등을, 보수는 자유를 추구한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진보라면 평등의 이 름으로 특혜를 받는 계층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진정한 보수라면 약육강식의 정글형 자유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한 사람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는 원리에 동의할 것이다. 이 원리는 너무나 상식적이기 때문에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이 많다. 기회균등,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신이 싫은 일은 남에게 하지 말라, 살인 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이 원리는 더 이상 증명이 필요 없으며 다른 원리를 도출하 기 위한 공통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공리(公理)라고 부를 수 있겠다. 평등한 자유의 공리로부터 생산자 소유의 원칙이 도출된다. 생산자가 자신의 생산물을 소유 하지 못한다면 결국 비생산자인 누군가가 소유하게 되는데, 이런 제도는 노예제도처럼 평등한 자유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 평등한 자유의 공리와 생산자 소유의 원칙에 동의하면 교환에 의한 소유의 원칙에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 생산자가 자발적 합의에 의해 각자의 정당한 소유 물을 교환할 경우 타인의 생산물이라고 해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유 원칙으로는 사람이 생산하지 않은 자연물에 대한 소유를 인정할 수 없다. 토지공개념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서 ‘토지’는 일상적인 의미의 토지 외에 천연자원, 환경 등 자연물 전체 를 의미한다. 토지를 모든 국민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것도 평등한 자유를 보장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러나 토지는 그 특성상 단독사용이 더 적절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주택과 같은 사적인 생활공간을 여러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생산용 토지도 공 동으로 사용하기보다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에 생산성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 해 사회가 토지의 단독사용을 인정하기로 한다면, 평등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특수한 조 건이 필요하게 된다. 특수 조건이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모든 국민이 토지를 취득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취득기회가 균등하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하나의 토지는 한 사람이 차지하게 되는데, 이때 토지 취득자에게 특별한 이익이 생길 수 있 다. 예를 들어 생산성이 높은 어느 토지를 추첨에 의해 배분한다면 형식적 기회균등은 보장된 다. 그러나 당첨자는 아무런 생산적 노력도 없이 우수한 토지를 취득하게 된다. 이런 결과는 생산자 소유의 원칙으로는 정당화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첨자가 자신의 생산적 노력과 무관하게 다른 사람에 비해 유리해지는 정도를 반영하는 금액을 사회에서 환수하여 모든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공평하 게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실질적 기회균등까지 보장할 수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조건이 다. 셋째, 토지의 단독사용권은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인정하는 것이므로 토지 취득자의 권리는 그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즉 사회적 취지에 적합하게 토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에 관한 평등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리 즉 토지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평등한 토지권) 모든 국민은 토지에 대해서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② (합의에 의한 우선권 인정) 사회적 필요성이 있으면 사회적 합의에 의해 특정인에게 우 선권을 인정할 수 있다. ③ (우선권 인정의 조건) 사회가 특정인에게 우선권을 인정하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 (취득기회 균등) 모든 사람에게 우선권 취득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한다. ㉯ (특별이익 환수) 우선권에서 발생하는 특별이익을 환수한다. ㉰ (사회적 제약) 우선권 행사는 우선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부합해야 한다.

이제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위의 토지원리 가운데 ‘사회적 제약’(③ ㉰)에 해당되는 각종 규제는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자유전의 원칙 등 소유 제한, 용도지역제나 건축허가제 등 이용 제한, 전매 금지 등 거래 제한과 같은 각종 규제가 별다른 저항 없이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특별이익 환수’(③ ㉯)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우선권에서 생기는 특별이익의 경제적 표현은 토지가치다. 토지가치를 제대로 환수하지 않 으면 토지에서 막대한 불로소득이 발생하며 그로 인해 투기, 빈부격차, 경제효율 훼손 등 심 각한 사회적 병폐가 생긴다. 이런 병폐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심했다. 우리 국민은 1960년 대부터 빈발한 부동산 투기로 지독히 시달려 왔고, 이런 쓰라린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국 민적 여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우리 국민은 이제 근본대책을 필요로 한다. 제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확실한 대책 을 세우기를 국민 모두가 열망하고 있다. 땜질식 대책은 실패해 왔고 또 앞으로도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근본대책이라고 해서 정당한 사유재산을 침해하거나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아 서는 안 된다. 사유재산과 시장원리를 침해하는 대책은 자체의 효과도 의문시되거니와 위헌 시비 등 역풍을 맞아 좋은 취지가 무산될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여망을 바탕으로 하여, 부동산 관련 정책전문가와 학계에서도 오랜 기간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치면서 대체로 다음과 같은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불로소득이고 = 부동산 불로소득은 건물이 아닌 토지에서 생기며 = 토지불로소득은 보유세로 환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지가치 환수와 자본주의

그런데도 토지가치 환수는 사회주의에서나 취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 러나 이런 인식과는 반대로 토지가치 환수는 오히려 진정한 자본주의에 더 충실한 제도다. 자 본주의의 핵심요소는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이므로 토지가치 환수와 두 요소와의 관계를 살펴 보자. 첫째로, 토지가치 환수는 사유재산제에 위배되지 않는다. 사유재산제는 개인의 노력과 기여 의 대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그러므로 가급적 노력과 기여의 대가를 보호하 는 방식으로 과세하여야만 사유재산제에 충실하게 된다. 사유재산제에 충실한 세제라면 불로 소득부터 우선 징수하고 그것만으로는 세수입이 부족할 경우에 한하여 노력과 기여의 결과에 과세를 하여야 한다. 토지가치는 본질적으로 불로소득이다. 토지는 사람이 생산한 것도 아니고 또 토지가치는 주 로 토지소유자의 노력과 기여와는 무관한 요인 즉 토지의 자연적 형질, 사회경제적 상황, 정부 의 조치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토지불로소득은 불로소득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라는 점에서 최우선적인 환수 대상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생산적 노력과 기여의 대가를 징수하는 현행 세제는 오히려 사유재산제에 어 긋난다. 소득세는 노력과 기여에 의해 발생한 소득인지, 그와 무관하게 발생한 불로소득인지를 따지지 않고 모두 과세 대상으로 삼는다. 부가가치세도 생산적 노력에 의해 증가한 부가가치에 과세한다. 반면 노력과 기여와는 무관한 토지가치를 환수하는 제도는 사유재산제에 충실한 세 제다. 그러므로 토지가치 환수 때문에 조세총액이 국민의 부담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커진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토지가치 환수가 사유재산제에 어긋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둘째로, 토지가치 환수는 시장친화적이다. 토지의 임대가치에 부과하는 보유세는 다른 세금 과는 달리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지대를 징수하면 불완전한 현실 토지시장을 보완하여 완전경쟁 토지시장에서와 같은 토지 배분 결과를 이룰 수 있다. 이렇듯 토지가치 환수가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에 어긋난다고 하는 의문은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토지가치 환수야말로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진정한 자본주의에 부합 하는 제도다. 그래도 토지공개념과 토지가치 환수에 대해 반시장적이라고 오해하는 경제학자에게는 시장 주의의 대부인 하이에크(F. von Hayek)와 프리드먼(M. Friedman)을 소개하고 싶다. 하이에 크의 <자유헌정론>( T h e C o n s t i t u t i o n o f L i b e r t y , 1960)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도시토지 의 이용은 이웃효과(neighborhood effect)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토지 이용을 개별 토지소유

 

자에게 맡기면 비효율을 초래하므로 광역적 관점에서 토지 이용을 결정하면서 개별 토지소유 자에게서는 지대를 징수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또한 프리드먼은 일생 동안 강연, 인터뷰 등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지대를 환수하는 세금은 “가장 덜 나쁜 세금(the least bad tax)” ― 정부 개입과 세금을 싫어하는 그로서는 가장 좋은 세금이라는 뜻 ― 이라고 하였다. 왜 대 가들이 이런 말을 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또 우리 현실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 사례를 들어 보자. 현재 이동통신에 사용하 는 주파수는 각 통신사의 소유가 아니라 정부가 임대한다. 2016년 5월 2일에도 10년 또는 5 년 임차권을 경매했는데, 정부는 경매 종료를 알리면서 이렇게 발표하였다. “이번 경매는 과 거 두 차례의 경매에서 제기되었던 과열 경쟁이나 경쟁사 네거티브 견제 없이 원만하게 진행 되었으며, 각 사에 필요한 주파수가 시장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급됨으로써....” 정부가 “시장원리에 따라” 했다고 표현한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주파수와 토지는 모두 인간이 생산하지 않은 자연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므로 주 파수의 공유가 옳다면 토지의 공유도 옳다. 토지는 주파수와 달리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 ― 대부분 떳떳하지 못한 방식으로 ― 사유화가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토지공개념은 지금도 합헌

이처럼 자본주의에 충실한 토지공개념은 현행 헌법에도 근거가 있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 해서도 확인되어 왔다. 먼저 현행 헌법에 담겨 있는 토지공개념의 근거부터 살펴보자.

제23조 [재산권의 보장과 제한]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 로 정한다.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제119조 [경제 질서의 기본, 규제와 조정] ①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 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 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제120조 [자연자원의 채취, 개발 등의 특허. 보호] ②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 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 제122조 [국토의 이용 제한과 의무]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 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토지공개념을 합헌으로 인정하고 있다.

토지의 자의적인 사용이나 처분은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발전을 저해하고 특히 도 시와 농촌의 택지와 경지, 녹지 등의 합리적인 배치나 개발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올바른 법과 조화 있는 공동체질서를 추구하는 사회는 토지에 대하여 다른 재산권의 경우보다 더욱 강하게 사회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관철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헌재 1989. 12. 22. 88헌 가13)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으로 인한 개발가능성의 소멸과 그에 따른 지가의 하락이나 지가상승 률의 상대적 감소는 토지소유자가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야 한다. 자신의 토지를 장래에 건축이나 개발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능성이 나 신뢰 및 이에 따른 지가상승의 기회는 원칙적으로 재산권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헌재 1998. 12. 24. 89헌마214 등)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는 토지초과이득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면서도 “과세대상인 자본이득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혹은 미실현 이득을 포함시킬 것인가의 여부 는 과세목적, 과세소득의 특성, 과세기술상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헌법상의 조세 개념에 저촉되거나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 다”고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헌재 1994.7.29., 92헌바49]. 이처럼 헌법 조문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보더라도 토지공개념에 대한 위헌 시비는 근거 가 없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오해가 적지 않다. 토지공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토지불로소득 을 완전히 환수할 경우에 구체적인 수단에 따라 토지의 매매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이 경 우에, 토지를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온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토지불로소득 환수는 경제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거나 재산가치의 원본을 잠식함으로써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 로 위헌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장래에 불거질 수 있는 소모적 논란을 사전에 차 단하고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토지 공개념을 헌법에 명기할 필요가 있다.

토지공개념 헌법 조문 제안

우선, 토지공개념을 경제 질서의 일부로 선언한다는 의미에서 헌법 제119조에 다음과 같은 제3항을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

[현행] 제119조 [경제 질서의 기본, 규제와 조정] ①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 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개정] 제119조 [경제 질서의 기본, 규제와 조정] ① ② 그대로 (생략) (1안) ③ 국가는 국토와 천연자원으로부터 소유자의 생산적 노력 및 투자와 무관하게 발생하 는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 (2안) ③ 국가는 국토와 천연자원 소유자가 생산적 노력 및 투자와 무관하게 향유하는 불로소 득을 환수할 수 있다.

아울러, 국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헌법 제122조도 제119조와 상응하는 개정이 필요하다. 혹 제119조를 손대지 않는다면 제122조의 개정은 더욱 중요하다.

[현행] 제122조 [국토의 이용 제한과 의무]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 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개정] (1안) 제122조 [국토의 이용 등에 관한 제한과 의무] ①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를 효율적이고 균형 있게 이용ㆍ개발ㆍ보전하고 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법률이 정 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2안) 제122조 [국토의 이용 등에 관한 제한과 의무] ①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 천연자원, 환경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ㆍ보전 및 불로소득 환수를 위 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구체적인 수단은 시장친화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위의 제2항은, 헌법의 정신이나 제119조 제1항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내용이지만, 토지공개념 은 반시장적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토지공개념을 빙자한 정부의 자의적인 규제를 예방 하기 위해 두는 조문이다.

아울러 토지보유세를 강화하는 정책에 대한 불필요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제59조를 다음 과 같이 개정하면 더욱 바람직하다.

[현행] 제59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 [개정] 제59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 ① 제59조 본문 그대로 (생략) ② 조세는 토지보유세 등 형평성과 효율성이 높은 종목을 우선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정책 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조세에 관한 제59조를 이렇게 개정하면, 생산적 노력에 의해 취득한 “국민의 재산권을 보 장”하는 헌법 제23조 및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헌법 제119조 제 1항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노력과 기여의 산물인 소득과 부가가치를 주 대상으로 과세하는 잘 못된 현행 조세 체계를 바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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