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물질 무첨가’ 제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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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질 무첨가’ 제품은 없다!
  • 김진우 기자
  • 승인 2020.01.18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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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 박사이자 화장품 회사 CEO가 알려주는
밥상, 세안 · 목욕, 미용, 청소 등 일상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화학 지식
[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씨에지에양 저/김락준 역/박동곤 감수 | 지식너머 刊 |
씨에지에양 저/김락준 역/박동곤 감수 | 지식너머 |

많은 사람이 ‘화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겁부터 낸다. 가습기 살균제부터 라돈 침대, 살충제 달걀 등의 일련의 사건들이 화학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화학제품을 ‘위험 물질’로 인식하는 한편, 맹목적으로 ‘천연 유기농’을 추구한다. 또한, 일부 식품 · 화장품 회사들은 상품 광고에 ‘논케미컬’, ‘실리콘프리’, ‘無파라벤’ 등의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며, 마치 해당 상품이 건강하고 자연 친화적이라는 잘못된 암시를 주기도 한다.

이토록 두려운 화학 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제품도 있을까? 아쉽게도 100% 천연 제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화학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응용되고 있다.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세정제, 슈퍼에서 파는 음료수, 매일 같이 사용하는 샴푸와 보디클렌저, 메이크업 제품, 옷 등 모두 화학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 없다. 화학 상식들을 익히고, 화학제품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화학 물질은 일상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썩 괜찮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는 화학공학 박사이자 화장품 회사 CEO인 저자가 ‘일상생활 속 화학’을 주제로 연재한 칼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팬 페이지가 생길 만큼 인기를 끌었던 칼럼 중에서 유용하고 재미있는 화학 상식을 가려 뽑아 훌륭한 안내서로 재탄생했다. 현명한 소비자를 꿈꾸는 독자들이여, 이 책을 통해 화학제품을 똑똑하게 고르고, 제대로 사용하자!

 

▲책 속으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무첨가’라는 문구를 봤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성분을 첨가하지 않았는지 질문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화학 물질이 일절 첨가되지 않았구나, 하고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된다. 제품 광고에서 ‘무첨가’라는 글씨는 대문짝만하게 표기해 놓고 그 의미는 구석에 깨알처럼 작게 적어 놓아서 논란이 된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가 이른바 ‘무첨가’ 제품을 구매할 때 예컨대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제품에 ‘무첨가’라는 광고 문구만 있고 정작 전성분표는 없어서 어떤 화학 물질이 첨가되었고, 어떤 화학 물질이 첨가되지 않았는지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가끔은 첨가하지 않았다고 광고한 화학 물질이 전성분표에는 떡하니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알면 두렵지 않다. 방부제로 예를 들면 방부제는 필요악이다. 세균이 득실득실한 제품은 결코 방부제가 들어 있는 제품보다 안전하지 않다. 석유 화학 원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화학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사람 몸에 사용하는 제품에 화학 물질을 넣으면 어떡해!”라고 말한다.
음식, 음료수, 디저트에는 각각 염화나트륨, 에틸알코올, ‘β-D-fructofuranosyl-(2→1)-α-D-glucopyranoside’가 함유돼 있다. 명칭만 보면 두려워서 감히 먹을 엄두가 안 나지만 사실 이들 물질은 소금, 주정, 설탕이다! 따라서 맹목적으로 ‘무첨가’나 ‘천연 유기농’을 추구하면 안 되고, 전성분이 명확하게 표기되어 안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이 책을 화학 물질이 첨가된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모든 이에게 바친다. 옛말에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아는 것이 많으면 그럴싸한 공포 마케팅에 더는 속지 않을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공포심에 신경질적으로 휩싸이지 않는 것과 식품첨가물을 많이 섭취하라고 장려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농약 음료 사건이 일어났을 때 누구도 음료에 잔류 농약이 검출되는 것을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누구도 문제의 음료를 마시라고 부추기지 않았다. 음식에 별도로 첨가된 화학 물질이어도 정량만 섭취하면 건강에 이상이 없으므로 공연히 불안해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테이크아웃 음료의 원료는 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아이들의 점심식사 예산은 왜 줄었을까? 예산이 준 탓에 식품 공장은 제때 설비를 증설하지 못했고, 그 결과 밥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 방부제를 넣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이것은 ‘양심 불량 사장’, ‘무능한 정부’라는 간단한 말로 책임을 물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 「'독 흑설탕 사건의 교훈'」 중에서

조금 더 나은 품질을 추구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 ‘천연’을 추구하는 것은 하나의 유행이자 마케팅 트렌드가 되었다. 뭐든지 식물 추출물을 첨가하면 졸지에 천연 제품이 되고, 제품명 앞에 ‘유기농’이라는 왕관을 씌우면 순식간에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제품이 된
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은 왜 천연, 유기농, 식물 추출물을 추구하는가? 아마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리라. 법적으로 사용이 허락된 성분을 첨가하고, 포장지에 전성분을 명확하게 표기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지 않고, 세정 효과와 기능성 효과가 뛰어나면 제품에 인공 합
성 물질이 부분적으로 첨가되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자신이 구입한 제품에 어떤 성분이 첨가되었고 그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합리적인 투자이다. 이에 반해 자세한 내용은 따지지도 않은 채 포장지에 인쇄된 ‘100% 천연’, ‘식물 추출물 첨가’라는 문구만 믿고 이들 제품을 맹신하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인
행위이다. --- 「'건강을 위해서 ‘천연’을 맹신하지 말자'」 중에서

얼마 전부터 TV에 ‘실리콘 무첨가 샴푸’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혹시 발견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본래 샴푸는 실리콘이 거의 첨가되지 않는다. 실리콘의 기능은 모발에 윤기를 돌게 한다. 따라서 샴푸와 린스의 기능이 합쳐진 2 in 1 제품이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샴푸에 실리콘은 없다. 다시 말해서 ‘실리콘 무첨가 샴푸’는 ‘무알콜 녹차’라는 표현과 다를 바가 없는 상술이다.
실리콘은 산뜻한 사용감을 느낄 수 있는 지용성 물질로, 주로 헤어 컨디셔너에 사용된다. 모발의 케라틴이 손상된 부분을 채워 두발을 찰랑거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사실 실리콘은 바셀린처럼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두발과 두피에 착 달라붙지도 않아서 물로 깨끗하게 헹구면 머릿결이나 두피가 상하지 않는다.
2 in 1 헤어 세정제는 물로 헹군 뒤에도 여전히 미끈거려서 이것이 린스 효과 때문인지 깨끗이 씻어내지 않아서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만약에 깨끗이 헹구지 않아서 미끈거리는 것이라면 장기적으로 모발과 두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실 헤어 세정제를 깨끗하게 헹구지 않으면 설령 실리콘 무첨가 샴푸를 사용해도 탈모가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모낭을 막는 원흉은 실리콘이 아니라 물로 깨끗하게 헹구지 않은 것이다! --- 「'실리콘 프리의 진실'」 중에서

이미 앞서 여러 번 설명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논 케미컬’, ‘케미컬 프리’는 불가능하다!
왜일까? 종류를 불문하고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미생물이 번식해서 반드시 일정량의 방부제를 첨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균 범벅이 되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수제 비누도 수산화나트륨을 넣어서 비누화 반응을 일으킨다. 제품의 포장지에 인쇄된 ‘무첨가’라는 문구는 일단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제품에 화학 물질이 소량 첨가되어도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화학 물질이 일절 첨가되지 않은 제품이 상점에 진열되어 있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샤워 용품부터 기능성 화장품, 색조 화장품까지 시중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제품의 수는 끝이 없다. 각각의 제조사가 온갖 상술을 써가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려고 노력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거나 사실이 아닌 표현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각자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한다.

--- 「'논케미컬은 불가능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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